유세차(維歲次) 2018년 8월 14일에, NQ는 두어자 글로써 아이폰 5s(16 g)에게 고(告)하노니,
21세기 한국인의 손 가운데 종요로운 것이 스마트폰이로대,
세상 사람이 귀히 아니 여기는 것은 고이다 못해 썩은 폰인 바이로다.
이 폰은 한낱 작은 물건(物件)이나, 이렇듯이 슬퍼함은 나의 정회(情懷)가 남과 다름이라.
오호 통재(嗚呼痛哉)라, 아깝고 불쌍하다.
너를 얻어 손 가운데 지닌지 우금(于今) 만 4 년이라. 어이 인정(人情)이 그렇지 아니하리요.
슬프다.
눈물을 짐깐 거두고 심신(心身)을 겨우 진정(鎭定)하여, 너의 행장(行狀)과 나의 회포(懷抱)를 총총히 적어 영결(永訣)하노라.
연전(年前)에 회사 선배께옵서 네이버 밴드를 여러 차례 눈팅한 끝에, 호갱을 피할 정보를 여러 번 뿌렸거늘,
갤럭시 거르고 헬지 거르고, 그 중에 너를 택(擇)하여 손에 익히고 익히어 지금까지 해포 되었더니,
슬프다,
연분(緣分)이 비상(非常)하여, 남들이 너희를 무수(無數)히 잃고 액정을 박살내되,
오직 너 하나를 연구(年久)히 보전(保全)하니, 비록 무심(無心)한 물건(物件)이나 어찌 사랑스럽고 미혹(迷惑)지 아니하리오.
아깝고 불쌍하며, 또한 섭섭하도다.
나의 가산(家産)이 빈궁(貧窮)하여 폰질에 마음을 붙여, 널로 하여 생애(生涯)를 도움이 적지 아니하더니,
오늘날 너를 영결(永訣)하니, 오호 통재(嗚呼痛哉)라, 이는 팀쿡 놈이 시기(猜忌)하고 잡스가 미워하심이로다.
아깝다 아이폰이여, 어여쁘다 5s여,
너는 미묘(微妙)한 품질(品質)과 특별(特別)한 재치(才致)를 가졌으니,
시리즈 중 명물(名物)이요, 폰 중의 쟁쟁(錚錚)이라.
민첩(敏捷)하고 날래기는 백대(百代)의 협객(俠客)이요,
내구성은 만고(萬古)의 충절(忠節)이라.
눌려지는 홈버튼은 말하는 듯하고, 두렷한 이어폰 잭은 소리를 듣는 듯한지라.
SNS 상에 똥글과 자랑 사진을 수놓을 제,
그 민첩하고 신기(神奇)함은 잡스의 감성이 돕는 듯하니, 어찌 팀쿡 놈 따위의 힘이 미칠 바리요.
오호 통재(嗚呼痛哉)라, 맥이 귀(貴)하나 손에서 놓일 때도 있고,
아이패드가 순(順)하나 명(命)을 거스릴 때 있나니,
너의 미묘(微妙)한 재질(才質)이 나의 전후(前後)에 수응(酬應)함을 생각하면, 맥에 지나고 패드에게 지나는지라.
똥글 싸고, 짤방 모아 클라우드 상에 채웠으니, 21세기 한국인의 아편이라.
밥 먹을 적 만져 보고 잠잘 적 만져 보아, 널로 더불어 벗이 되어,
여름 낮에 주렴(珠簾)이며, 겨울 밤에 등잔(燈盞)을 상대(相對)하여,
전화에 카톡하고 사파리하고 길찾고 주식하고 예매하고 사진찍고 가끔 메일만 보냈지 뭐...
그래도 이 정도면 수미(首尾)가 상응(相應)하고, 솔솔이 붙여 내매 조화(造化)가 무궁(無窮)하다.
이 생에 백년 동거(百年同居)하렸더니, 오호 애재(嗚呼哀哉)라, 폰이여.
금년 7월 28일 술시(戌時)에, 후지 락페를 보던 중 스크릴렉스와 켄드릭 라마를 폰으로 담다가
태풍 종다리에 동반된 폭우 때문에 유심구멍으로 물이 차니
깜짝 놀라와라. 5일 뒤에 터치가 왔다갔다 하는구나.
정신(精神)이 아득하고 혼백(魂魄)이 산란(散亂)하여, 마음을 빻아 내는 듯, 두골(頭骨)을 깨쳐 내는 듯,
이윽토록 금단증상에 시달리다가 겨우 정신을 차려, 만져 보고 이어 본들 속절 없고 하릴 없다.
지니어스바의 신술(神術)로도 폰 교체는 못 피하였네.
사설 장인(匠人)에게 때이련들 어찌 능히 때일손가.
아깝다 폰이여, 옷 섶을 만져 보니, 꽂혔던 자리 없네.오호 통재(嗚呼痛哉)라, 내 방수팩을 챙기지 못한 탓이로다.
무죄(無罪)한 너를 마치니, 백인(伯仁)이 유아이사(由我而死)라, 누를 한(恨)하며 누를 원(怨)하리요.
능란(能爛)한 성품(性品)과 공교(工巧)한 재질을 나의 힘으로 어찌 다시 바라리요.
한손에 착 감기는 크기는 눈 속에 삼삼하고, 특별한 품재(稟才)는 심회(心懷)가 삭막(索莫)하다.
네 비록 물건(物件)이나 무심(無心)ㅎ지 아니하면,
다음 모델로 다시 만나 보상기간 동거지정(同居之情)을 다시 이어,
n년고락(n年苦樂)을 한 가지로 하기를 바라노라.
오호 애재(嗚呼哀哉)라, 5S이여.
+그래서 다음 폰은 주변에서 공기계를 물색한 결과 얻은 6S입니다. 굳이 단추없는 브랜뉴 폰을 비싸게 사고 싶진 않더라고요.
++10여년 만에 다시 보니 새롭군요. 이런 걸 밑줄치며 공부했다니.
+++서너번 바닥에 떨구니까 또 왠만큼 작동하네요?ㅋㅋㅋ
바닥>>>>지니어스 바 ㅇㅈ?!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서 살려놓긴 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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